우리는 오래된 전구를 LED로 바꾸면 환경에 더 좋다고 배워왔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LED는 같은 양의 빛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전기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수명도 길기 때문에 조명 기술의 중요한 발전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LED 조명이 빠르게 보급된 시기에 밤의 인공조명은 사라지기는커녕 계속 늘어났습니다.
더 적은 전기로 같은 밝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 우리는 왜 더 어두운 밤을 되찾지 못했을까요?
이 질문에는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중요한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효율이 좋아지는 것과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기 떄문입니다.
먼저, LED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LED는 ‘Light Emitting Diode’, 우리말로는 발광다이오드라고 합니다.
전기가 흐르는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로, 기존 백열전구처럼 필라멘트를 뜨겁게 달구어 빛을 만드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LED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에너지 효율입니다.
같은 공간을 밝히더라도 이전 조명보다 적은 전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명도 길기 때문에 교체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거리의 가로등부터 주차장, 터널, 건물 외벽, 광고판, 공원과 가정까지 LED는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주 좋은 변화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LED 자체는 훌룡한 기술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절약된 전기를 어떻게 사용했느냐에서 시작합니다.
싸진 빛은 오히려 더 많이 사용될 수 있다.
어떤 기술의 효율이 좋아져 사용 비용이 줄었는데, 그 결과 사용량이 늘어나 기대했던 절감 효과의 일부가 사라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를 흔히 반동효과라고 부릅니다.
자동차 연비가 좋아졌는데 운전 거리가 늘어나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조명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LED 덕분에 같은 빛을 훨씬 적은 전력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면,
“전기요금이 많이 들지 않으니 조금 더 밝게 하자.”
“이곳에도 조명을 하나 설치하자.”
“밤새 켜놓아도 부담이 적다.”
같은 선택이 쉬어집니다.
전구 하나는 효율적으로 변했지만,
전구의 수가 늘어나고, 밝기가 높아지고, 켜져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도시 전체에서 사용하는 빛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구의 밤은 더 밝아졌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인공위성이 관측한 야간조명을 분석했습니다.
2017년 Science Adance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지구의 인공조명이 설치된 야외 면적이 연평균 약2.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인공조명의 복사휘도 역시 연평균 약 1.8%증가했고, 계속 조명이 존재했던 지역의 밝기는 약2.2%씩 증가했습니다. 연구진은 조명 효율 향상으로 사용 비용이 낮아지면서 더 많은 빛을 사용하는 반동효과가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여기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LED가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LED는 실제로 더 적은 에너지로 빛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그 효율을 이용해 더 많은 공간을 더 오래 밝히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가 보는 밤하늘은 위성이 보는 것보다 더 빠르게 밝아졌을 수도 있다
밤하늘의 변화를 알아보는 또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세계 각지 시민들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별을 볼 수 있는지 기록한 ‘Globe at Night’ 관측자료를 분석했습니다.
2011년부터 2022녀까지 5만 건이 넘는 관측을 분석한 결과, 별이 보이지 않게 되는 정도는 사람의 눈으로 느끼는 밤하늘 밝기가 연평균 약 7-10% 증가한 것에 해당한다고 연구진은 추정했습니다.
이 숫자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예가 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밤하늘 밝기가 매년 9.6%씩 증가하는 상태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어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지역에서 약 250개의 별을 볼 수 있었다면, 18세가 되었을 때는 약 100개만 볼 수 있게 되는 정도의 변화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모든 지구 표면을 직접 측정한 값은 아닙니다.
시민과학 관측자료를 이용해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별의 변화를 추정한 결과이고 관측 지역에도 지역적 편중이 이씁니다. 그래서 이를 단순히 “전 세계 빛공해가 정확히 매년 9.6% 증가한다”고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사실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밤하늘의 밝기 변화가 위성관측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빠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LED가 내는 빛의 색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흰색 LED 안에는 파란빛이 숨어 있다
여기서 LED의 두 번째 특징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거리에서 보는 흰색 LED 조명은 실제로 완전히 균일한 흰색 빛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파장의 빛이 합쳐져 사람의 눈에 흰색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짧은 파장의 빛이 대기 중에서 산란되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낮에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도 빛의 산란과 관계가 있습니다.
반에는 반대로 도시에서 나온 빛이 대기 중에서 산란하면서 밤하늘을 밝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스카이글로(skyglow)라고 합니다.
도시 밖으로 나갔는데도 도시가 있는 방향의 하늘이 희끄무레하게 밝아 보이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DarkSky International은 청색 성분이 많은 야외조명이 청색 성분이 적은 조명보다 빛공해와 스카이글로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